동물의 왕국

새들이 살아가는 모습

MeRCuRyNim 2023. 3. 22.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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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수많은 조류들은 저마다의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간다.

그렇다면 새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뿔논병아리(great crested grebe)

독특한 머리 장식을 가진 새로 습지에 서식한다.


이들은 암수가 짝을 정할 때 복잡한 의식을 치른다.


머리를 흔들며 입에 물풀을 물고 일어서서 춤을 춘다.


춤이 완벽하게 끝나면 두 마리의 뿔논병아리는 비로소 한 쌍이 된다.


짝이 정해지면 암수는 물풀과 이끼,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수상 둥지를 짓는다.

이 둥지는 다른 물체에 고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가 와서 주변 수위가 높아져도 둥지가 잠기지 않고 그대로 떠올라 알이 무사할 수 있다.


부화한 새끼는 곧 능숙하게 헤엄칠 수 있지만 아직
작고 약하기 때문에 혼자 다니기에는 위험하다.


그 때문에 수컷은 새끼를 등에 업고 다니며 포식자와 저체온증으로부터 보호한다.

새끼의 머리에는 빨간 하트 모양으로 피부가 드러나 있다


수컷이 새끼를 보호하는 동안 암컷은 작은 물고기와 물벌레 등을 잡아와 새끼에게 먹여준다.

종종 자신의 깃털을 뽑아서 새끼에게 먹이기도 한다.


깃털은 새끼가 소화되지 않은 물고기의 뼈 등을 원활히 토해내도록 돕는다고 추정된다.


수컷이 새끼를 보호하는 동안 암컷은 작은 물고기와 물벌레 등을 잡아와 새끼에게 먹여준다.



검은 앵무(바사 앵무)(greater vasa parrot)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검은색의 앵무새이다.


평소에는 암수가 비슷하게 생겼지만 번식기가 되면 호르몬 분비에 변화가 생겨 암컷의 머리 피부가 노란색으로 변하며 머리털이 빠진다.

검은 앵무는 조류 중 가장 특이하게 교미한다.


일반적인 조류들이 몇 초에 불과한 짧은 교미를 하는 것에 비해 이들의 교미는 수십 분 정도로 아주 길며, 최대 90분까지도 이어진다.

마치 갯과 동물처럼, 수컷의 생식기가 암컷 생식기 안에서 부풀어 결합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는 것이다.

검은 앵무의 수컷은 암컷보다 더 많이 태어난다.


대부분의 조류는 번식할 때 일부일처제를 고집하기 때문에 남는 수컷들은 번식철을 홀로 보내야 하지만
검은 앵무는 그렇지 않다.

한 마리의 암컷이 3마리에서 8마리 정도의 여러 수컷과 교미한다.

위에 서술한 결합 형태의 긴 교미도 이러한 집단 번식 과정에서 수컷이 자신의 정자로 난자를 수정시킬 확률을 높이기 위해 진화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낙오자 없이 모든 수컷에게 교미 기회가 돌아간다는 것은 수컷들에게 좋은 일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교미한 수컷에게는 책임이 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새끼를 돌보던 암컷 검은 앵무가 둥지에서 나온다.


그리고 큰 울음소리를 내며 수컷을 부른다.


암컷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주변에 있던 수컷들 중 한 마리가 날아와 암컷에게 먹이를 토해준다.

이런 식으로 암컷 검은 앵무는 다수의 수컷에게 먹이를 공급받으며 편하게 새끼를 길러내는데 일부 수컷들은
손해만 보며 헛고생을 하는 것이다.

암컷은 교미한 수컷 모두의 새끼를 낳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데, 그러나 수컷들은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고 순순히 암컷에게 먹이를 전달한다.



타조(ostrich)

타조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조류지만 타조의 독특한 번식법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번식철에 수컷 타조는 흰 장식깃을 흔들며 암컷에게 구애한다.


암컷이 구애를 받아들이면 교미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조류 수컷은 생식기가 밖으로 거의 돌출되지 않지만 타조의 수컷은 교미할 때 사람 팔뚝만큼 거대한
생식기를 돌출시킨다.


수컷 타조는 주변의 여러 암컷들과 교미하며, 암컷들 중 우세한 한 마리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


짝을 정하고 나면 둥지 터를 고르고 알을 낳기 시작한다.


이 둥지에는 둥지 주인 수컷과 교미했던 다른 암컷들도 방문하여 알을 낳고 떠난다.

자연히 얼마 지나지 않아 둥지에 알이 수북하게 쌓이게 된다.


그러면 흥미로운 일이 발생하는데 둥지 주인 암컷이 자기 알을 둥지 중심에 놓고 남의 알 일부를 바깥쪽으로 밀어놓는 것이다.

암컷 타조는 알더미 속에서 자기 알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다.


타조알은 크고 영양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러 동물들의 표적이 되며


알 도둑들은 둥지 바깥쪽의 알부터 가져간다.

이집트 대머리 수리(egyptian vulture)는 돌을 이용해 타조알을 깨는 습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번식 습성은 모든 암컷들에게 이득이 된다.


둥지 주인은 다른 암컷들의 알을 희생시켜 자기 알의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고 다른 암컷들은 힘들게 알을 품고 새끼를 돌볼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다.


알들이 부화하고 나면 차별 대우는 사라진다.


낮에는 거대한 몸을 이용해 뜨거운 태양과 포식자로부터 지켜주고, 밤에는 품에 넣어 사막의
한기를 막아준다.


사막꿩(pallas's sandgrouse)


사막꿩류(sandgrouse)

이 부분은 사막꿩 한 종이 아닌 사막꿩과(Pteroclidae)
의 몇몇 종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막꿩들은 건조한 초원에서 번식한다.


번식지는 물이 부족하고 척박하여 날지 못하는 새끼에게 위협이 되는 포식동물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문제는 이들이 마실 물조차도 없다는 것이다.


새끼들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막꿩은 특이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매일 아침 동이 트면 성체 사막꿩들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물웅덩이로 향한다.


물웅덩이에 도착해 물을 마신 수컷 사막꿩은 곧바로 다음 행동을 하는데 몸을 물에 담그고 한동안 가만히 있는 것이다.

바늘꼬리사막꿩(pin tailed sandgrouse)


수컷 사막꿩의 배 깃털은 촘촘한 깃가지들이 있어 마치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하고 흡수한 물을 쉽게 떨어뜨리지 않는다.

그래서 깃털에 물을 모아 새끼에게 전달할 수 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물웅덩이 주변에는 항상 포식자가 있기 마련이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웅덩이에 들어가 물을 모으고 있을 때이다.


새끼들은 아비새가 목숨을 걸고 가져온 생명수를 빨아들인다.

새끼가 스스로 날아서 웅덩이로 갈 수 있을 때까지
사막꿩은 이 일을 매일 두 번씩 반복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둥지


특이한 둥지들

떼베짜는새(집단베짜기새)(sociable weaver)

떼베짜는새들은 적당한 나무가 있으면 무리 전체가

마른 풀과 나뭇가지를 모아와 거대한 공동 둥지를 짓는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큰 조류 둥지로 100쌍 이상의 새가 거주할 수 있으며


출입구는 아래쪽에 뚫려있다.


둥지는 단순한 번식 장소가 아닌 장기 거주지와 쉼터로 이용되며, 수많은 풀이 겹겹이 쌓여있어 단열효과가 상당하기 때문에 낮에는 시원하고 밤에는 따뜻하다.


대일홍조(red headed finch)


벚꽃(비눈테)모란앵무(peach faced lovebird)


피그미새매( pygmy falcon)


둥지에는 방이 많기 때문에 떼베짜는새와 같은 곳에 서식하는 여러 종의 새들이 세입자가 되기도 한다.


주변에 둥지를 지을 마땅한 나무가 없으면 전봇대 같은 인공 구조물에 둥지를 짓는다.



금빛제비(edible nest swiftlet)

이름은 제비이지만 사실 칼새목 칼새과의 새로 제비하고는 먼 관계다. (제비=참새목 제비과)


금빛제비는 암벽이나 동굴, 건물의 벽면에 둥지를 짓는다.

둥지의 재료는 자신의 타액으로, 끈적거리는 타액을 겹겹이 발라 둥지의 벽을 만든다.


둥지는 어미와 새끼의 무게를 충분히 견뎌낼 만큼 단단하게 부착된다.


이것은 상업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둥지이기도 한데
유명한 '제비집 수프'의 주 재료가 되는 것이다.

금빛제비의 영어명인 'edible nest' 도 '먹을 수 있는 둥지'라는 뜻이다.


참고로 진짜 제비(barn swallow)의 둥지는 진흙과 풀 줄기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식용으로 쓰이지 않는다.



흰 제비갈매기(white tern)

열대의 해양에 서식하는 순백색의 바닷새이다.


흰 제비갈매기는 둥지를 따로 만들지 않고 나무의 오목한 부분에 알을 낳는다.


포식자나 기생충으로부터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추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심한 바람에 알이 떨어져 깨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새끼는 강한 발가락과 발톱으로 나뭇가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틸 수 있다.


바다오리(common murre)

바다오리는 북쪽의 찬 바다에 서식하는 조류로, 바닷가의 깎아지른 바위 절벽에서 번식한다.


이들은 절벽의 튀어나온 부분 위에 아슬아슬하게 알을 놓아둔다.


이 때문에 바다오리 알은 독특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길쭉하며 한쪽이 심하게 뾰족하다.


이러한 형태 덕분에 바다오리 알은 쉽게 굴러떨어지지 않는데 알을 굴려보면 한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고 원을 그리면서 도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새끼가 부화하여 어느 정도 성장하면 한 가지 도전을 해야만 한다.


높디높은 둥지에서 뛰어내려 바다로 들어가는 것이다.


바다에 들어온 새끼는 남쪽으로 헤엄쳐 가며 빠르게 성장하고 마침내 어른이 된다.


황제펭귄(emperor penguin) 킹펭귄(king penguin)


황제펭귄과 킹펭귄은 아주 비슷하게 생겼지만 나란히
놓고 보면 다소 차이가 있다.


이 펭귄들은 알을 둥지가 아닌 발등에 올려놓고 부화시킨다.


번식기에는 알을 품는 자리의 털이 빠지고 맨살이 드러나 알에 직접적으로 열을 전달할 수 있다.

이 부분을 포란반이라고 부른다.

알을 품는 킹펭귄들.


알이 놓인 발등 부분이 불룩해진 것을 볼 수 있다.

황제펭귄의 집단 번식지.


많은 펭귄들이 이렇게 군집하여 번식한다.


일부 킹펭귄 번식지에는 10만 마리 이상의 킹펭귄이 모여들어 장관을 이룬다.



탁란하는 조류들

뻐꾸기(common cuckoo)

뻐꾸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탁란조 하면  떠올리는 새가 되었다.

그러나 탁란하는 새는 뻐꾸기 한 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천인조과(Viduidae)

천인조(pin tailed whydah)



봉황작(paradise whydah)


황후작(위쪽)(straw tailed whydah)

아래는 paradise tanager



천인조과 새들은 번식기 때 수컷이 아주 화려하게 변한다.

이들은 탁란을 하지만 뻐꾸기처럼 숙주의 새끼들을 죽이지는 않는다.


B, C에서 오른쪽이 새끼 천인조이고 왼쪽은 각각 다른 숙주 새의 새끼이다.

천인조과 새들의 새끼는 숙주의 새끼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내어 가짜 어미에게 먹이를 얻어먹는다.

입 모양도 비슷하다.


채널부리뻐꾸기(channel billed cuckoo)

뻐꾸기들은 흔히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 같은 작은 새에게 탁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모든 뻐꾸기가 그런 것은 아니다.

이런 대형 뻐꾸기는 큰 숙주를 찾으며, 심지어는 까마귀에게 기생하기도 한다.


피리까마귀(pied currawong)에게 기생(진짜 까마귀는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까치(australian magpie)에게 기생(이 새도 진짜 까치는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까마귀(australian raven)에게 기생

큰점무늬뻐꾸기(great spotted cuckoo)


이 뻐꾸기는 아예 까마귀과 조류를 주요 숙주로 삼는다.

까마귀(carrion crow)에게 기생 중이다. 일부 뻐꾸기들은 숙주의 알과 새끼를 밀어내지 않는다.


그러나 새끼 뻐꾸기는 둥지 속의 먹이경쟁에서 자주 우위를 점하기 때문에 숙주의 새끼가 굶주려 죽는 경우가 종종 있다.


까치(eurasian magpie)에게 기생


뿔까마귀(hooded crow)에게 기생

까마귀과에 속한 새들은 지능이 매우 높으나, 기생하는 뻐꾸기의 새끼를 찾아내지는 못한다.

자신의 둥지에서 부화한 새끼는 모두 자기 새끼로 여긴다.


검은머리오리(black headed duck)

검은머리오리는 아주 특이한 탁란조로, 탁란하는 유일한 오리이다.


붉은이마물닭(red fronted coot)같은 물새에게 주로 탁란하지만,


붉은이마물닭(red fronted coot)같은 물새에게 주로 탁란하지만,


갈색머리갈매기(brown hooded gull)


심지어는 맹금류인 우렁이솔개(snail kite) 에게 탁란하기도 한다.

새끼 검은머리오리


그런데 더 희한한 것은 부화한 새끼 오리의 행동이다.

새끼는 부화하고 털이 마르면 곧 스스로 둥지를 떠난다.

그리고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생활하며 성장한다.

독털 달린 애벌레를 먹는 뻐꾸기


뻐꾸기는 다른 새들이 잘 먹지 않는 털 달린 나방 유충들을 포식함으로써 나방의 과잉 발생을 억제하는 데 일조한다.


최근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에서 탁란하는 뻐꾸기의 모습이 방송되었다.

그 방송 이후 뻐꾸기를 포함한 탁한 조들에 대한 인식이
부쩍 더 나빠진 것 같다.

숙주의 알과 새끼를 밀어내어 죽이는 탁란 조는 인간의 눈에 악하고 치졸하게 비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써 본능에 따라 조절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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