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 양

일본의 버블경제 시절 애니메이션이라 알고 있는 영상들의 진실

MeRCuRyNim 2023. 1. 2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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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코스피와 같은 일본의 주가지수인 닛케이 지수를 보다시피 대략적으로 거품 경제 시대의 시작과 끝은 1986년부터 1991년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버블 애니들의 개봉 연도들은?​​


기동경찰 페트레이버 극장판 2 (1993)​​


공각기동대 극장판 (1995)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F91 (1991)


영화 메모리즈 (1995)


파이브 스타 스토리즈 극장판 (1989)


바람의 검심 OVA 추억 편 (1999)

년도를 보면 버블시대 안에 들어가는 작품이 있지만 대부분 1990년대가 차지하고 있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극장판 (1984)


영화 아키라 (1988)

엄청난 퀄리티의 작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셀작화 애니의 정점인 두 작품을 가져와 봐도 마크로스 극장판은 1984년으로 아예 버블 시대 이전에 개봉했으며, 제작연도까지 생각하면 더더욱 멀어진다

또한 아키라는 제작비 11억 엔으로 대대적으로 많은 투자를 받았다는 점으로 홍보를 했지만 이것은 부풀려진 것으로 실제로는 7억 엔이었다.
(7억 엔도 그 시절 감안하면 상당한 편이긴 함).

하지만 아키라나 몇몇 제외하곤 버블 경제 당시에 대부분의 애니메이션들은 많은 혜택과 투자를 받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히 생각해 보아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면 실력만 있다면 몇 배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굳이 애니메이션에 투자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에스카플로네(1996), 극장판은 2000년에 개봉


아날로그 셀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인 카우보이비밥(1998)의 극장판도 2001년에 개봉

두 작품들의 제작연도는 대략 1999년이라 20세기의 마지막이며, 의외로 버블 시대가 끝난 뒤로도 오랫동안 이런 높은 수준의 수작업 애니메이션들이 나왔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불황의 시기인 90년대에 이런 높은 수준의 작화들이 나온 이유는, 위의 영상들을 보면 모두 극장판 아니면 OVA이다.

OVA는 비디오 매체로 판매하는 방식이라 직접적으로 수익과 연결되는 방식인데 고가의 제품에 돈을 지불할 마니아층의 요구에 따라 자극적인 주제와 작화에 신경을 쓴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간의 제약이 크게 없이 여유로운 작업 스케줄 덕분에 높은 수준의 작화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애니메이션은 공산품이 아니라 창작물이기에 돈과 인력이 더 많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 당시에도 100% 수작업이기에 많은 노력을 요하는 일이라 많은 사람과 시간을 투자했을 것이라 생각하기 마련인데 실제로는 한 장면에도 소수정예로 실력 있는 애니메이터 한 두 명이 맡아서 높은 수준의 작화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21세기 와서도 작화가 좋은 애니메이션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기동전사 건담 OVA 유니콘 (2010~2014)


영화 레드라인(2010)

제작기간 7년, 작화만 10만 장

2010년대에도 이런 수작업 위주의 높은 수준의 작품들이 나왔고, TVA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여유로운 제작기간 덕분에 충분히 이런 작화를 그려낼 수 있었다.

단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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