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악

가요의 길이가 계속 짧아지는 이유

MeRCuRyNim 2023. 1. 22.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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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차트를 쭉 보다 보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있는데


바로 노래의 길이가 평균 2분 50초대로 줄었다는 것이다.

러브다이브(2분 57초)

After like(2분 57초)

톰보이(2분 54초)

Antifragile(3분 4초)

Ditto(3분 6초)

DICE(2분 46초)

노래의 길이는 이제 2분 50초대, 아무리 길다 해도 3분 10초 이내로 빠르게 짧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노래의 길이가 짧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노래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기 전 대중음악의 길이가 5분 이내로 굳어진 이유는 예전엔 레코드판 SP 한 면에 5분 정도의 음악만 담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흘러 레코드판은 사라지고,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레코드판의 영향을 받아 4~5분 내외의 노래를 소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10년 전 노래를 보면 대부분 4분 30초 근처에서 마무리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MP3 다운로드와 멜론이 떠오르면서 무료 미리 듣기인 1분 안에 후크를 넣어야만 입소문을 타기 쉬웠기 때문에 2009~2010년으로 넘어오면서 음악의 길이는 3분 50초~4분 초중반대로 줄이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 추세가 또 바뀌게 된 사건이 일어났는데​


바로 멜론이 MP3 다운로드를 완전히 밀어내고
우리나라 음악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음악 시장이 음반 판매 중심에서 음원 스트리밍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수익을 얻기 위해선 짧고 중독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중요해졌고, 길고 장대한 음악은 잘 팔리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지 "QUARTZ"의 Dan Kopf 기자에 따르면 음악의 길이가 짧아지게 시작한 1등 공신은 스트리밍 서비스였다고 한 것을 보면, 음반 시장의 변화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나타났던 현상인 셈이다.


미국에서 최근 10년간 음악 시장의 점유율 변화를 보면,

음반 52% -> 9%(-43% p)

다운로드 38% -> 9%(-29% p)

스트리밍 7% ->80%(+73% p)

즉 2019년부턴 스포티파이, 애플 뮤직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완전히 시장을 장악했고, 2018년 미국 전체 음악 수익의 75%를 차지했을 정도이다.

그런데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존의 음반시장과 다르게 플레이 횟수에 비례해서 저작권료를 지불한다.
(스포티파이 스트림 횟수당 $0.004~$0.008 추정).

이 스트리밍 횟수당 수익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노래의 길이가 길든 짧든 모든 노래의 수익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젠 앨범에 긴 노래를 채우는 것보다(ex. 밥 딜런)
짧은 곡을 많이 채우는 것이 더 유리해진 것이다.

제작비 대비 효율이 더 좋은 건 물론이며,​



결국 2015년부턴 3분 50초대~4분이었던 것도 더 짧아지게 된다.

방탄의 I NEED U(3분 31초)

트와이스의 낙낙(3분 15초)

위너의 Really Really(3분 24초) 등

2016~2017년 경엔 3분 30초 근처에서 마무리 짓는 것이 주류가 되었을 정도이다.

이걸 위해 인트로 줄이기, 후크 약화가 이루어졌는데
후크송이 2015년부터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단지 촌스러움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이 흐름이 영향 없었다곤 못할 것이다.

그런데 4분 10초대에서 3분 30초도 많이 줄인 것 같은데 왜 기획사들은 만족 하지 못하고 2분 50초대로 줄이고 있을까?


이유는 의외로 엄청 간단하다.

2021년부터 틱톡과 릴스의 영향력이 엄청 커졌기 때문이다.



2020년까지 음악의 흥행을 가르는 요소가 스트리밍과 유튜브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거기에 더해 틱톡과 인스타 릴스에서의 홍보가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2000년대생들은 어릴 때부터 유튜브에 익숙해서 짧은 영상(보통 2~3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유행을 타기 시작했던 틱톡(초창기 60초), 인스타 릴스(90초), 유튜브 숏츠(60초)의 유행이 이 시간 개념을 더 줄였다고 업계에선 바라보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멜론만 이용했던 80~90년 대생들이라면 무료 듣기 시간대인 1분까진 차분히 듣는 경향을 보였지만 요즘은 10초 듣고도 좋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냥 꺼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그래서 기획사들은 숏폼 컨텐츠에 익숙해진 세대를 겨냥해서 음악의 길이를 더 줄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기획사에서 요즘 매우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음악성만 좋으면 길든 짧든 음원은 잘 팔린다.

- 6분이 길다니 당신 아내가 불쌍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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