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되이 백이숙제를 굶겨 고사리 캐게 하는가 -진정한 야인 김시습 쾌라는 한자는 거리낌이 없다는 뜻도 있는데 세상을 미치광이처럼 떠돌면서 거침없이 살아간 사람들이 다수 존재한다.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불의를 질타하는 그들에게서 때때로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그들이 해냈기에 통쾌함을 느낀다. 동봉(東峰) 김시습(金時習)은 어릴 때부터 영민하고 시를 잘 지어 명성을 떨쳤다. 세조가 단종의 보위를 찬탈하자 머리를 깎고 중이 되어 떠돌면서 많은 일화를 남겼는데 그는 세속에 구애받지 않고 호쾌하게 그리고 미친 듯이 시를 읊고 방랑하며 한 세상을 희롱했다. 중이 되었으나 불법은 받들지 않으니 사람들이 그를 미친 중이라고 했다. 저잣거리를 지나다가 응시(凝視)하느라 돌아갈 것도 잊고 한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