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7(심장 약한분은 보지마세요)

MeRCuRyNim 2023. 4. 2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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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비틀 거리는 사람

나는 출ㆍ퇴근을 지하철로 하곤 한다.

어제 좀 무리를 해서였을까?

두통이 조금 있고, 많이 어지럽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날도 출근을 위해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로 내려가서
2~3분 정도 지하철을 기다리며 서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철이 전 역을 출발했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지하철이 오는 곳을 멀뚱히 바라보고 있을 때 나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아침부터 술에 취한 듯한 사람이 비틀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 사람의 몸이 노란 정지선 안ㆍ밖을 오간다.

'무슨 술을 저렇게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 순간 전철이 들어왔고, 남자의 몸이 한없이 기울어져 버린다.

'위험해!!! 저러다간 선로로 떨어지잖아!!!!'

아..!! 갑자기 머리가 어지럽다.

수십 바퀴는 구른 듯한 느낌이다.

그때 비틀거렸던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아, 깜짝이야!!  시 X!!!!!"

그리고 나는 이내 정신을 잃었다.


무서운 사람

요즘 들어 우리 동네에 괴한 사건이 계속 일어난다.

거의 매일 저녁 많은 사람들이 칼에 찔려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위험에 노출되면 경찰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매일 저녁 편의점에 야식을 사러 가는 게 일상인 나는 칼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자기 몸은 자기가 지켜야 하니까.

여느 때처럼 오늘 밤도 편의점에 갔다.

아무도 없는 길을 걸어 돌아오는데, 뒤에서 발소리가 가까워진다.

'혹시 괴한일까.!??'

'나를 앞질러 가서 배를 찌를 셈인가? 아니면 내 등 뒤에서 찌르려고???'

잔뜩 긴장한 정신을 바로 잡고 나는 주머니 안의 칼을 꽉 쥔다.

계속해서 누군가 나와 같은 방향으로 걷고 있다.

잠시 핸드폰을 찾는 척하며 곁눈질로 뒤를 돌아보니 조금 뒤에 어떤 사람의 표정 없는 눈이 날 바라본다.

'그놈이 다가온다.

무섭다. 너무나 두렵다'

나는 위험을 감지하고 그놈보다 더 빨리 칼을 휘둘렀다.
으악, 하며 놈이 쓰러진다.

이제야 잠시 안심이 된다.

그러나 방심할 수는 없다.

오늘 밤에만 벌써 괴한 네 명을 쓰러뜨렸다.

도대체 이런 흉악 범죄는 언제 끝나려나.


너의 곁에는 언제나 내가

우리 사총사는 몇 주 전만 해도 매우 친한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그 몇 주 전, 드라이브를 하는 도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두 명의 친구가 목숨을 잃었다.

남은 친구와 나는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장례식을 마치고,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카페에 들렀다.

일하는 직원이 다른 테이블과 착각을 했는지 물을 네 잔이나 내려놓았다.

평소 조용하던 한 친구 녀석이 죽은 친구들과의 추억이 생각났는지, 크게 화를 내며 당장 물 잔을 치우라고 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직원은 당황했는지  세 잔의 물을 치워버렸다.


쓰레기 없는 세상

요즘 계속해서 떨어지는 나의 시험 성적 때문에 엄마가 기분이 좋지 않으시다.

나는 엄마를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하지만 엄마가 원하는 1등의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3, 4등쯤에 머무를 뿐이었다.

오늘도 내 성적표를 한 손에 든 엄마는 말한다.

"네가 다 푼 문제집, 참고서, 학습지 양만큼만이라도 열심히 해서 1 등을 좀 하란 말이야!!

쓰레기는 양이 넘쳐나는데, 정작 니 성적은 왜 이 꼴이야!"

나는 계속해서 잘못했다는 사과만 했다.

그리고 눈물을 훔치며 방에 들어와 문을 잠갔다.

너무 힘들고 지쳐서 이젠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다.

다시 학습지를 푼다.

또 엄마가 쓰레기만 만든다고 화낼 것 같다.

그래서 더 이상 쓰레기를 만들어내지 않기로 결심했다.

아직 반정도 더럽혀진 하나 정도의 쓰레기는 남겠지만.


수화기를 바닥에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전장에 나갔던 한 아들이 부모님에게 전화를 했다.

부모는 아들이 살아 돌아온다는 소식에 매우 기뻐했다.

"곧 집에 갈게.

근데 부탁이 하나 있어.

전쟁터에서 만난 친구를 한 명 데리고 가도 돼?

내가 정말 아끼는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야.

아마 엄마 아빠도 좋아하게 될 거야"

아들의 부탁을 부모는 흔쾌히 승낙을 하였다.

아들은 기뻐하며 부모님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지뢰를 밟아서 팔과 다리를 잃었어. 그래도 괜찮겠어?"

그러자 부모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며칠은 괜찮지만, 계속 신세 지는 건 곤란하단다.

엄마 아빠가 하는 일도 있고, 이제 우리도 나이도 많은데 많은 도움을 줘야 하잖니..

우리의 인생을 몸이 불편한 친구를 위해 바칠 수 없지 않겠니?

친구는 잘 타일러서 며칠만 머물다 돌아가라고 하렴."

아들은 조용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한숨을 쉬며 전화를 끊었다.

그 이후 많은 날이 지났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더 많은 날이 지나서야 부모는 아들의 자살 소식을 들었다.









1. 나는 어제 늦게 까지 술을 마셔 숙취가 심했다.

그리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남자는 내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비틀거리게 보였던 것이다.

심한 두통과 어지러움에 내 몸이 땅을 향해 기울었고,
그것은 마치 그 남자의 몸이 기우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 들어오던 지하철에 의해 내 몸과 머리는 분리되었다.

내 머리는 한참을 굴러 그 남자 앞에 떨어졌고, 죽기 전
찰나의 시간 동안 내 의식은 그 남자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2. "내가 살인자다. 아니야 난 괴한을 혼내줬을 뿐이야"

3. 교통사고로 인해 3명의 친구들이 유명을 달리하였다.

4. 자살

5. 전장에서 아들은 팔과 다리를 잃었고, 부모님이 받으실 충격과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고민이 되어 자신의 모습을 친한 친구의 모습이라 속이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부모님의 부담스럽다는 말에 아직 많이 어리고
몸과 마음의 깊은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청년은
미안함과 비통함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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