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대작하며 달빛과 노닐다 - 주신 신용개 - 세상이 어지러울 때 가뭄에 내리는 한 줄기 소낙비처럼 막힌 곳을 통쾌하게 뚫어주는 사람을 쾌인이라고 부른다. 우리의 답답한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것에는 권력자의 비리를 캐내어 진실을 밝히는 일도 있고, 권력을 남용하는 관리를 응징하거나 권위와 명분만 내세우면서 허위에 가득 찬 양반을 조롱하는 일도 있다. 성리학이 발달한 조선은 근엄한 유교의 나라지만, 한편으로는 풍자와 해학이 넘쳐났으며 양반이나 천민, 남자와 여자 할 것 없이 풍자와 해학을 즐겼다. 조선 중기를 지나면서는 《성수패설》《파수록錄》《기문총화記話》 등 많은 문집들이 우스갯소리만 전문적으로 기록했고, 《고금소총古今笑叢》은 옛날과 현재의 우스운 이야기를 망라했다. 이러한 문집들에 기록되어 세인을 ..